"조기 유학생 급증…가족해체 심화"
8일 재외한인사회연구소가 처음으로 개최한 국제학술대회 첫날 행사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발표는 가장 마지막으로 진행된 ‘기러기 가족·학생’ 연구 논문이었다. ◆’기러기 가족’ 등 가족 해체 현상 심화=뉴욕시립대 퀸즈칼리지 신성희 교수는 이날 ‘글로벌 교육의 역설: 미국 한인 기러기 가족 학생 이슈’란 제목의 논문에서 “2000년 이후 조기 유학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며 “기러기 가족은 한인사회의 큰 이슈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한국 교육과학기술부의 자료를 인용해 2000년 705명이었던 초등학교 조기유학생이 6년 뒤인 2006년 1만3814명으로 무려 20배나 늘어난 사실을 지적했다. 특히 이전에는 중·고등학생이 주를 이뤘지만 2006년에는 조기 유학생 중 절반(46.8%)이 초등학생으로 바뀐 것이 가장 큰 변화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이들 조기 유학생들은 학업성취도에 대한 높은 압박감과 가족과 떨어져 지낸다는 외로움 등으로 인해 복합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들은 신앙에 의지하거나 컴퓨터 등 미디어 등에 의존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탈선하는 사례까지 나타난다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입양아들=로체스터대 엘리나 김 교수의 발표도 주목을 받았다. 로체스터대 엘리나 김 교수는 ‘한인 입양아들의 귀환’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2004년 이후 한국으로 돌아가 활동하는 입양아들이 부쩍 늘었다”며 “이들은 자신을 직접 낳은 부모들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을 물론, 자신과 같은 처지의 한인들을 돕는 시민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날 대회에서는 캐나다 한인과 중국 조선족,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등에 대한 연구논문도 발표됐다. ◆한국·한국문화에 애착 강하다=주제 발표를 경청한 참가자들을 위한 질의응답 시간도 있었다. 한 참가자는 "이민 1세로서 세대가 지날수록 모국으로부터 마음이 멀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이민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달랐다. 민병갑 소장에 따르면 한국어를 못하더라도 한국 노래를 듣고, 드라마를 보는 등 문화적으로 한국에 친숙해지려는 차세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민 소장은 “1.5세, 2세 가운데 타민족과 결혼하는 비율이 54%나 되지만 이들조차 한국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도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